세바다 활동/성명 및 논평
[2021.10.26] 제목은 F20(조현병), 결론은 ‘당사자를 피하자’?
[성명서] 제목은 F20(조현병), 결론은 ‘당사자를 피하자’? - 정신장애인을 혐오하지 말라는 의도는 핑계에 불과했나 2021년 10월 6일, 조현병을 다룬 영화 이 개봉됐다. 이 영화는 조현병 당사자인 아들을 둔 어머니가 조현병에 대한 편견을 두려워한 나머지 극단적으로 타락해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 영화에서 주된 사건은 무고한 길고양이를 누가 죽였는지에 관한 것이다. 조현병 당사자인 유찬네 집은 주민들의 편견 어린 시선과 의심을 받고, 유찬의 어머니 경화는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또 다른 조현병 당사자의 어머니 애란은 유찬네 가족들로 인해 아들의 조현병이 밝혀질까봐 두려워하며 끝내 범죄를 벌인다. 조현병 당사자를 범죄와 결부시키고 가족들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으로 인해 이 영화는 많은 비판을 ..
[2021.10.24] 정신병력은 '알 권리'의 대상일 수 없다
[논평] 정신병력은 '알 권리'의 대상일 수 없다 - 정신질환 여부는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강윤형 씨가 지난 20일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소시오패스의 전형이라 지칭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이것이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과 허위사실유포에 해당함을 지적하면서 반발하였고, 강 씨의 배우자인 원희룡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사과를 거부하였다. 이에 청년정의당 정신건강위원회는 원 후보에게 정신장애인들에게 사과하라는 논지의 논평을 발표하였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유명인의 정신질환을 공개적으로 추측하는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자신의 내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박근혜 전 ..
[2021.08.28] 자기결정권 침해가 야기한 죽음, 더는 용납할 수 없다
[성명서] 자기결정권 침해가 야기한 죽음, 더는 용납할 수 없다 - 언제까지 ‘억지로’ 죽일 것인가 국내 사회복지계에 만연한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결여가 낳은 대참사가 일어났다. 2021년 8월 6일 낮 인천 연수구의 장애인보호센터에서 자폐성 장애 1급인 故 장희원 씨가 숨졌다. 싫어하는 음식을 시설 측에서 억지로 먹이다 음식물이 기도에 들어가 질식사한 것이다. 장 씨는 사건 당시 명백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이를 무시했다. 장애 당사자에 대한 전문적 지식 부족과 자기결정권 침해가 한 생명을 앗아갔다. 응급처치 또한 미숙한 대처를 보여줬으며, 이는 시설 내 응급상황 시 필요한 가이드라인도 부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은 장애인 보호시설이라는 전문기관의 종사자이지만, 이들이 보여준 폭..
[2021.08.06] 정신적 장애인은 보편인권의 예외가 될 수 없다
[공동성명] 정신적 장애인은 보편인권의 예외가 될 수 없다 - 독립된 인격체로서 정신적 장애인의 인권을 존중하라 지난 6월 18일, 엄태영 의원 외 10인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정부가 보호자의 신청을 받아 정신장애 당사자, 자폐 당사자, 지적장애 당사자에게 위치추적장치를 발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실종아동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제안서에서 발의자들은 실종된 사람이 휴대폰 등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 (실종방지)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고, 대표발의자인 엄 의원은 “지적장애‧치매 등의 특성을 고려하여 실종 시 조기 발견이 가능한 맞춤형 대응체계 확립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법률안 회부와 동시에 정부와 지자체도 일제히 발달장애 실종 ‘예방’에 ..
[2021.07.01] 엄태영 외 10인의 의원님께 드리는 글
[성명서] 엄태영 외 10인의 의원님께 드리는 글 -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실종아동법 개악에 반대합니다 안녕하세요, 미등록 정신장애인 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 글을 씁니다. 정신적 장애인의 실종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는 시도에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개정안을 살펴보면 실종 문제에 관심을 가진 만큼 장애인 당사자의 인권 문제를 깊이 고민하신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이 법이 정신적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법이 되기보단 당사자의 인권을 후퇴시킬 수 있는 악법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정신적 장애인 당사자의 동의 없이 보호자(친권자)의 신청만으로 위치 추적 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잘못되었습니다. 장애인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2021.06.18] 자폐인 여러분, 정말 애쓰셨습니다
[논평] 자폐인 여러분, 정말 애쓰셨습니다 - 코로나 시대 속 자폐 긍지의 날을 맞이하여 자폐 긍지의 날(Autistic Pride Day)이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시대에서 맞는 두 번째 프라이드 데이입니다.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길어진 코로나-19 사태는 비자폐인뿐만 아니라 자폐인들의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꿨습니다. 비자폐인에게도 가혹했던 코로나 사태. 자폐인과 그 가족에게는 더더욱 힘들었던 시기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시점에서 외면할 수 없는 두 죽음이 있습니다. 지난 2월 21일, 20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50대 여성 분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남편과 이혼 후 홀로 자녀를 키워왔습니다. 자녀는 도전적 행동이 심해져 특수학교를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중증 발달장애인을 홀로 양육하면서 얻..
[2021.06.16] 차별금지법 청원 성립, 다음이 중요하다
[논평] 차별금지법 청원 성립, 다음이 중요하다 -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청원 성립에 부쳐 기쁜 일이 일어났다. 지난 6월 14일,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가 올린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 청원이 22일 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모아 최종적으로 성립되었다. 이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를 필두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바라온 많은 개인과 단체들이 환영 의사를 밝혔고, 세바다의 구성원 또한 이에 함께하였다. 차별금지법 청원 성립은 분명 그 자체로 의의가 크다. 그러나 청원 성립이 끝이 아니다. 차별금지법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험난한 길이 예고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청원 성립 후 법이 실제로 통과되는지, 그 과정에서 핵심 내용이 개악되지 않는지를 주권자로서 감시해야 ..
[2021.04.11] Is Twitter only for neurotypical people?
2021년 3월 17일 성명서( sebadaoceans.tistory.com/8 )의 영문 번역본입니다. 번역이 미숙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Statement] Is Twitter only for neurotypical people? - Sanctions against hate speech against neurodiversity On February 11, 2021, when a neurodiversity comrade raised the issue of a traffic accident in Korea on Twitter, another user verbally abused him, saying, "역시 자폐새끼는 이래서 안됨 ㅋㅋ(This is why autistic children can't ..
[2021.03.17] 트위터는 신경전형인만을 위한 SNS인가
[성명서] 트위터는 신경전형인만을 위한 SNS인가 - 신경다양인에 대한 혐오발언을 제재하라 2021년 2월 11일, 어느 신경다양인 동지가 트위터에서 한국의 교통사고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을 때 다른 유저가 그에게 "역시 자폐새끼는 이래서 안됨 ㅋㅋ"이라는 폭언을 하었다. 우리는 악의에 가득 찬 트윗을 보고 경악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 특히 그 사람이 신경다양인이라면 그의 소수자성까지 모욕해도 된다는 발상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피해 동지는 트위터에 해당 발언을 신고하였다. 트위터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음을 알려드립니다."였다. 3월 17일 오늘, 해당 동지가 또 신경다양인 혐오발언을 들어야만 했다. "너는 소수자가 아니었어도 사회성 떨어지는 등신 찐..
[2021.03.15] 정신장애인 혐오, 국민의힘 모두가 공범이다
[성명서] 정신장애인 혐오, 국민의힘 모두가 공범이다 - 정신장애는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2021년 3월 13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감정조절 장애 걸린 대통령’으로 비하했다. 지난 2월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정부를 ‘집단적 조현병’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원색적으로 비난한 후 사과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지나서 같은 잘못을 또 저지른 것이다. 윤 의원의 페이스북 댓글을 포함하여 당 지도부까지 아무도 정신장애인 혐오를 지적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 구성원들과 지지자들이 여전히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정신장애계의 절박한 호소에 사과로 응답했을 때의 다짐을 잊어버렸는가? 잊어버렸다면 다시 상기시켜 주겠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전원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