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다 활동/칼럼

올림픽 정신은 우승이 아니다

- 세바다 단체준비위원회 대표 리얼리즘, 세바다 단체준비위원회 부대표 Ecal ,세바다 단체준비위원회 활동가 어쩌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이후에도 올림픽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에서 보여준 국가대표 선수들의 스포츠맨십 또한 대두되고 있습니다. 한계를 뛰어넘는 끊임없는 노력, 금메달을 차지하는 값진 우승도 선수들에게 중요하지만 올림픽 정신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국가대표 선수는 완벽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 건강, 정신건강 등을 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출전을 앞둔 캐나다 대표팀 선수 186명 중 41.4%가 정신질환 증상이 있다고 합니다. 우울이 31.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불안이 18.8%로 그 뒤를 따랐습니다. 스포츠 선수들의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이유로 기록에 대한 압박과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성적이 좋은 선수들만 조명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선수가 정신질환을 호소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이 있는 스포츠 선수는 잊히거나, 유명해져도 정신질환을 앓는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에 세바다는 올림픽 특집으로 정신질환을 가진 선수들을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미국 역사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체조 선수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시몬 바일스는 지난 727일 도쿄올림픽에서 돌연 기권하였습니다. 그녀는 27일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기권을 선언하였고, 29일 열리는 개인 종합 결선에도 불참하였습니다. 그녀의 기권은 전 세계 체조 팬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바일스는 자신의 SNS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몸을 지켜야 한다며 기권 이유가 정신건강 악화임을 밝혔습니다.

 

  미국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국가대표가 기권하였지만, 동료 선수들과 체조 팬들은 비난과 책망 대신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자메이카 체조 선수 다누시아 프란시스와 전 영국 체조 선수 나일 윌슨, 유명 가수 저스틴 비버, 전 미국 체조선수 엘리 레이즈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등이 그녀를 옹호하였습니다. 바일스를 향한 미국인들의 환대는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과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선수를 비난하기 급급한 한국의 현실과 대비됩니다.

 

  일본 테니스 국가대표 오사카 나오미 선수는 2020 도쿄 올림픽 마지막 성화 주자 역할을 맡았고, 세계 여자 테니스 랭킹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수한 선수입니다. 화려한 이력을 가진 오사카는 최근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경기 후 의무 인터뷰를 거부했고, 프랑스 오픈 대회에서도 기권을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일부 언론과 동료들은 그를 비판하였으며 세계 여자 프로 테니스 협회인 WTA로부터 벌금형과 함께 대회 제명 경고를 받았습니다.

 

  오사카는 이에 대한 결정을 자신의 트위터에서 제시했고, 2018년 그랜드 슬램에서 첫 우승을 한 이후로부터 우울증을 오랫동안 앓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또한 종종 기성 언론의 인터뷰에 늘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트위터에 적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감으로 인해, 테니스 경기 종료 후 준비시간 없이 동원되는 기자회견에 부담을 느껴 거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사카의 결정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자,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의 스포츠 및 운동 심리학 수석 강사 프란체스카 카발레리오 박사는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사람들은 정신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고, 운동선수들은 우울증이나 섭식 장애 등에 대해 터놓고 활발하게 이야기했다"라며 우리는 이러한 논의를 권장하면서도, 이러한 장애가 큰 이해 충돌을 일으킬 경우 선수들을 비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까지 개최된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마이클 펠프스 또한 ADHD를 겪고 있습니다. 그의 나이 7세 때 ADHD를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처음 시작했고, 11세 때 밥 보먼 코치에게 본격적으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2001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선수를 은퇴할 때까지 하계올림픽에서 28개의 메달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3개의 메달을 거머쥐는 등 총 78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뛰어난 신경다양인 수영선수가 된 펠프스는 선수생활 후반에 우울증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20178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울증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열린 케네디 정신건강 포럼에 연설자로 참가하여 "우울증 공개를 통해 올림픽 금메달 획득 때보다 더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펠프스의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 우울증 당사자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심리학 및 스포츠 정신의학이라는 분야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정신의학은 운동능력 향상을 위해 심리적인 방법론을 이용하고 더 나아가 스포츠 선수의 정신질환을 치료하고자 하는 분야입니다. 이들 학문의 활약으로 선수들의 정신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정신건강이 약한 사람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좋지 않습니다. 경쟁에서 낙오되는 것을 무척이나 두려워하는 한국은 정신질환 선수에게 가혹한 곳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선수들의 정신건강을 돌아보고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선수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건네고 다음에는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언론은 그들의 실적보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선수들의 목소리가 주목받는다면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과 가시성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전혜영 기자, "올림픽 출전 선수, 정신질환 위험 높아", 헬스조선, 2021.08.04.(2021.08.09. 열람)

해당 편집자, 시몬 바일스, 위키백과(2021.08.09. 열람)

해당 기자, 도쿄올림픽: 시몬 바일스가 체육계의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BBC 뉴스 코리아, 2021.07.29.(2021.08.09. 열람)

이관형 기자, [이관형 기자의 변론] 시몬 바일스의 올림픽 정신..."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 마인드포스트, 2021.08.02.(2021.08.09. 열람)

김규민, 스포츠 정신의학을 아시나요?, 서울아산병원 스트레스심리상담센터 정신건강칼럼(2021.08.09. 열람)

페르난도 두아르테, 오사카 나오미의 기권, 위태로운 '엘리트' 선수들의 정신 건강, BBC뉴스 코리아, 2021.06.02(2021.08.09 열람)

이준희 기자, 올림픽 마지막 성화 주자는 오사카 나오미다양성상징, 한겨례, 2021.07.24(2021.08.09 열람)

해당 편집자, 오사카 나오미, 위키백과, (2021.08.09. 열람)

해당 편집자, 마이클 펠프스, 위키백과, (2021.08.09. 열람)

김현 통신원, '수영황제' 펠프스 "우울증 공개로 금메달보다 더 큰 힘 얻어", 연합뉴스(2021.08.10. 열람)

Scooby Axson, Michael Phelps Contemplated Suicide After DUI, Sports Illustrated(2021.08.10. 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