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다 활동/성명 및 논평

[2021.03.15] 정신장애인 혐오, 국민의힘 모두가 공범이다

[성명서] 정신장애인 혐오, 국민의힘 모두가 공범이다

- 정신장애는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2021313,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감정조절 장애 걸린 대통령으로 비하했다. 지난 2월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정부를 집단적 조현병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원색적으로 비난한 후 사과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지나서 같은 잘못을 또 저지른 것이다. 윤 의원의 페이스북 댓글을 포함하여 당 지도부까지 아무도 정신장애인 혐오를 지적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 구성원들과 지지자들이 여전히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2, 정신장애계의 절박한 호소에 사과로 응답했을 때의 다짐을 잊어버렸는가? 잊어버렸다면 다시 상기시켜 주겠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전원 및 주요 당직자를 대상으로 장애 및 정신질환 인식 교육을 조속히 실시하여 이와 같은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또한 장애인식개선 가이드북 등의 교육자료를 제작하여 모든 당원에게 제공하고 교육함으로서 국민의힘의 장애감수성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이 말 중에서 실제로 지켜진 것이 단 하나라도 있는가? 이번 발언은 2월에 약속한 것만 제대로 지켰어도 절대 나올 수 없는 막말이었다.

 

  국민의힘에 질문한다. 국민의힘이 말하는 국민에는 정신장애인과 신경다양인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우리 신경다양인들이 보기에 국민의힘의 국민에는 정신장애인과 신경다양인은 없는 것 같다. 정신장애인과 신경다양인을 공당으로서 존중해야 할 국민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전근대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다. 아니, 차라리 전근대가 현재 국민의힘 의식 수준보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국민의힘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말로만 하는 사과는 필요 없다. 지금 당장 2월의 약속을 이행하고 그 진행 과정을 공개하라. 그리고 소수자 비하 발언을 한 의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리라. 이 모든 과정에 정신장애 활동가들을 참여시키라. 우리 정신장애인과 신경다양인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시할 수 있도록 하라.

 

  또한 우리는 국민의힘을 포함한 모든 정당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정신적 장애와 신경다양성 범주를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더 나아가 정신적 장애와 신경다양성 범주를 포함하는 혐오발언 금지법을 제정하라.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의 품격에 맞게 차별금지법과 혐오발언 금지법을 입법하고 통과시키라.

 

  과거 흑인과 동양인을 비하하고 노예제를 옹호했던 사람들이 지금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되는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부끄러운 사람들로 남았다. 역사는 계속 흐른다.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는 소수자 인권과 신경다양성이다. 역사의 흐름에 유연하게 동참하여 사회를 진보시킬 것인가, 역사의 물꼬를 틀어막아 악취가 진동하는 썩은 역사를 만들 것인가? 역사의 주인공으로 남고 싶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은 정신장애계와 신경다양인들의 요구를 진지하게 수용해야 할 것이다.

 

2021315

신경다양성 지지모임 세바다(3Oceans) 단체출범준비위원회